
올 여름 (사)한국문화센터(회장 이금덕)의 교육세미나 현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능 위주의 단순 실기 교육을 넘어, 기술의 기원과 문화적 맥락까지 함께 전달하는 ‘이해 중심 교육’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금덕 회장은 “기술만으로는 강사가 될 수 없다”며, “매듭 하나를 가르치더라도 그에 담긴 의미와 역사를 함께 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한국문화센터의 수업은 단지 결과물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색채학이나 조형 원리 등 이론 수업과 역사적 배경을 함께 담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문화센터는 최근 교육 콘텐츠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커리큘럼을 전면 개편 중이다. 이 회장은 “2시간 수업에 팔찌 하나만 만들고 끝나는 방식은 교육이라 보기 어렵다”며, “작품 몇 개로도 60시간 수업을 구성할 수 있을 만큼 깊이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문화센터는 강사 자격 부여 기준도 재정비하고 있다. 단순한 기능 숙련도를 넘어서, 문화적 이해도와 커뮤니케이션 역량까지 함께 평가하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이금덕 회장은 “지역마다 수준이 다르면 진짜 한국문화센터라고 할 수 없다”며, “전국 어디에서든 같은 품질의 수업과 동일한 자격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문화센터는 각종 공지와 세미나를 협회 공식 카페로 일원화해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지부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줌 회의와 맞춤형 교육 방식 등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간 거리나 여건의 차이를 실질적으로 보완하며, 어디서든 동일한 수준의 수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왔다.
특히 한국문화센터는 단순한 취미 활동 공간이 아닌, 창작자들이 성장하고 유통까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최근의 나전칠기, 수묵화, 한식 디저트 등 전통 콘텐츠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세미나를 연이어 개최하며 전통문화의 ‘현재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이 회장은 “우리 전통문화가 외국에서는 주목받는데, 정작 우리는 그 가치를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녀는 푸드아트 커리큘럼에도 떡, 앙금플라워 등 한식 디저트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또한, 민화나 수묵화와 같은 전통 장르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K컬처의 뿌리를 ‘우리 것’에서 찾고자 하는 방향성도 뚜렷하다.
아울러, 이 회장은 작가들이 단순히 작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유통까지 연결되는 구조 마련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최근에는 알파색채와의 연계를 바탕으로, 향후 공모전 개최나 온라인 플랫폼 활용 등 다양한 확장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많은 작품을 만들어도 세상과 연결되지 않으면 작가로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현재 그 연결 구조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교육의 끝이 아닌, 시작 이후의 지속 가능한 성장까지 함께 설계하고 있는 듯 보였다.
같은 이유로 그녀는 한국문화센터를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누구나 강사로 시작할 수 있지만, 그 여정을 오래 이어가며 작가로, 기획자로, 혹은 운영자로 발전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로 통하고, 서로 도와야 이 생태계가 오래 갑니다. 혼자만 알고, 혼자만 가지는 것으로는 안 되는 시대예요.”
한국문화센터가 지향하는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수를 넘어서, 의미와 맥락을 함께 전하는 데에 있다. 이 철학은 특정 개인의 역량에 머무르지 않고, 센터 안에서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수많은 이들의 손끝에서 실현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교육은 사람과 사람을 잇고, 세대를 넘어 문화를 지속 가능하게 이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
한국문화센터는 지금도, 기술보다 깊이를, 결과보다 과정을 나누는 ‘살아 있는 교육 공동체’로 천천히 그리고 단단하게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지윤석 기자
jsong_ps13@naver.com
출처 : 투데이 글로벌 뉴스(TGN)(https://www.today-global.co.kr)
https://blog.naver.com/jsong_ps13/223946946130
전통을 잇고, 세대를 잇다 “이금덕 회장이 말하는 ‘살아있는 한국문화센터’의 오늘과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