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건네는 쉼표, 선재도 바다와 2분 30초의 일몰

쉼 없이 이어지는 출강 일정과 분주한 일상 속, 따로 시간을 내어 떠나는 거창한 휴가는 늘 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짧은 여유는 때로 며칠간의 휴식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외부 출강길에 우연히 닿은 인천 선재도,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붉은 하늘이 바로 그런 ‘선물 같은 휴가’였습니다.

발리 어디쯤일까, 선재도에서 마주한 이국적인 풍경

강의를 위해 나선 길,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들른 선재도의 명소 ‘뻘다방’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세상으로 순간 이동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감각적이고 이국적인 인테리어 소품들과 따스한 원목 질감, 그리고 통창 너머로 시원하게 펼쳐진 서해의 오션뷰는 도심의 분주함을 단숨에 잊게 만듭니다.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창밖의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일상의 긴장이 스르르 풀려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단 2분 30초, 서해 길 위에서 마주한 붉은 위로

열정적으로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시 멈춰선 서해안 길목의 휴게소에서 또 한 번의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수평선 너머로 해가 저물며 하늘 전체를 주황빛과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시계로 헤아려보니 채 2분 30초 남짓. 온 세상을 압도하듯 타오르다 순식간에 저무는 찰나의 일몰이었지만, 그 짧은 빛의 여운은 마음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채워주었습니다.

바쁜 하루의 틈바구니 속에서 만난 이국적인 바다와 2분 30초의 붉은 노을. 멀리 떠나지 못해도, 굳이 긴 휴가를 내지 않아도 길 위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풍경들이 모여 다시 내일을 살아갈 다정한 에너지가 되어줍니다.

정담-이금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