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지구와 삶: 전환을 위한 네 번의 성찰 [1주차] 자발적 불편함: 안락함의 온실을 깨고 지구와 몸을 깨우다

― ‘극강의 효율’이 낳은 현대인의 무기력, 신체적 결핍을 자처할 때 생명력은 되살아난다

문명이 약속한 낙원, 그 이면의 생체적 파산

버튼 하나로 사계절 내내 실내 온도를 24도로 통제하고, 손가락 터치 서너 번으로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문앞까지 따뜻한 음식을 배달받는 세상이다. 현대 기술 문명은 ‘불편함의 완전한 거세’를 인류 진보의 척도로 삼아왔다. 추위와 더위, 배고픔과 육체적 고단함을 제거하는 것이 곧 행복이자 복지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안락함의 온실 속에서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당 부분이 인공적 냉난방과 초단기 배송 물류망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이, 온실 안의 인간은 유례없는 신체적·정신적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인의 질병 목록을 채우고 있는 비만, 제2형 당뇨, 만성 피로 증후군, 우울증과 번아웃은 결핍이 아니라 오히려 ‘과도한 안락함과 신체적 자극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진화생물학자 대니얼 리버먼(Daniel Lieberman)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운동의 역설』에서 인류의 신체는 에너지를 보존하려는 본능과 동시에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도록 진화했다고 지적한다. 기계가 신체 활동을 대체하면서 인간은 진화적 불일치(Evolutionary Mismatch)를 겪게 되었다. 또한 건강 저널리스트 마이클 이스터(Michael Easter)는 『편안함의 습격(The Comfort Crisis)』을 통해 인류가 안락함을 얻은 대가로 신체 조절력과 면역력을 잃었다고 경고한다. 약간의 추위와 더위, 근육의 부하, 적당한 공복감에 노출될 때 인체는 세포 정화 작용인 자가포식(Autophagy)을 활성화하고 자율신경계 균형을 되찾는다. 결핍을 완전히 지워버린 환경은 인간의 회복 탄력성을 녹슬게 만들었다.

마찰을 줄이는 문명, 생명력을 되찾는 마찰

최근 주목받는 ‘자발적 불편함(Voluntary Discomfort)’ 운동은 원시로의 퇴행이 아니다. 그것은 문명이 설계한 나태의 알고리즘에 의도적으로 브레이크를 거는 지성적 결단이다.

3층 높이를 오르기 위해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기다리는 대신 계단을 성큼성큼 오를 때 느껴지는 근육의 긴장감, 에어컨 희망 온도를 1~2도 높이고 계절의 기운을 온몸으로 견뎌보는 인내, 일회용 포장 용기를 양산하는 배달앱을 끄고 장바구니를 든 채 동네 시장으로 걸어가는 수고로움.

이러한 ‘의도적 마찰’은 화석연료 소비를 즉각적으로 줄여 탄소 발자국을 지우는 동시에, 둔감해졌던 신체의 감각을 생생하게 일깨운다. 땀을 흘린 뒤 들이켜는 물 한 모금의 청량함과 스스로 걸어 목적지에 닿았을 때의 성취감은 화면 속 도파민이 결코 주지 못하는 ‘살아있음’의 감각이다. 지속가능성이란 지구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고행이 아니다. 인공적인 안락함의 굴레를 깨고, 잃어버렸던 내 몸의 주권을 회복하는 가장 유쾌하고 급진적인 실천이다.

[1주차 참고 문헌 및 출처]

  • 마이클 이스터, 『편안함의 습격 (The Comfort Crisis)』, 부키, 2023.
  • 대니얼 E. 리버먼, 『운동의 역설 (Exercised)』, 김영사, 2021.
  • 세계보건기구(WHO), 「신체활동 부족과 비전염성 질환(NCDs) 위험 보고서 (Global status report on physical activity)」.

에디터 – 정담 이금덕